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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후쿠오카에서 사세보로

오랜만에 느지막이 일어났다. 피곤이 쌓여있던 것일 수도 있겠다. 호텔을 나서는데 거울에 내 모습이 비치길래, 워낙 셀피를 찍지 않는 사람이지만 나의 여행 복장을 한 번 찍어둘까? 하는 마음으로 한 컷 남겨두었다. 가벼운 흰 티셔츠와 편안한 청바지 그리고 언제나 나의 여행을 함께하는 줄무늬 빅백. 여행을 시작한 곳이 저~ 먼 남쪽의 오키나와 미야코섬이다 보니 옷차림을 가볍게 하고 있었는데, 10월 중순에 접어든 큐슈는 날씨가 제법 쌀쌀해지고 있었다. 어차피 여행 일정이 초겨울까지 이어질 거라서 여행 중간에 외투를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출발했는데, 그 시점이 좀 빨리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호텔을 나서서 곧장 캐널시티(↗)로 발걸음을 옮겼다.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대형 쇼핑몰에서 외투를 ..

6. 이제 다시 시작! 후쿠오카로~

어젯밤에 짐을 다 싸놓긴 했지만 아침에 추가로 정리해야 하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잘 때 입었던 옷이라던가 샤워 후에 사용한 로션 같은 것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잊은 물건 없이 깔끔하게 방을 정리하고 며칠간 묵었던 TENOWAYA(↗)의 주인장들과 인사를 했다. 텐노와야에 묵은 최초의 한국인이라는 타이틀을 하나 획득(?)했다. 1층으로 내려와 구글맵에 저장해둔 렌터카 회사를 목적지로 설정하고 출발! 오늘은 드디어 미야코섬을 떠나는 날이다. 총 5박 6일의 미야코 일정이 끝났다. 오늘의 목적지는 후쿠오카. 일본 국내선인데도 미야코 공항에서 후쿠오카로 가는 직항 편은 없다. 서울에서 출발해 나하 공항을 거쳐 미야코 공항으로 들어갔던 것처럼 미야코 공항에서 출발해 역시나 나하 공항을 거쳐 후쿠오..

5. 해변 드라이브 & 미야코 블루

5박 6일의 미야코 제도 일정이 거의 끝나간다. 드디어 마지막 날. 이제 내일이면 나하 공항을 거쳐 후쿠오카로 넘어간다. 날씨가 그리 좋진 않았지만 미야코와 주변 섬들도 대부분 돌아다녔다. 오늘은 뭘 해야 할까? 아침에 일어나 숙소의 옥상에서 하늘을 바라보니 오늘도 변화무쌍한 날씨일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파란 하늘이 보인다. 그래, 오늘은 바다를 실컷 보자. 며칠 전에 히비스커스 호텔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함께 돌아다닌 이라부섬을 한 바퀴 돌아보는 건 어떨까? 당시는 고베에서 온 형님을 따라다니느라 내 마음대로 돌아다니지 못했으니까. 특별한 목적지를 가지고 출발하지는 않았다. 일단 이라부섬으로 넘어갔고, 해안가를 따라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처음 차를 세운 곳은 후나우사기바나타(フナウ..

4. 걸어서 바닷속으로

아침에 일어나 옥상에서 담배를 한 대 태우면서 남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매일 이렇게 잘 순 없는데... 고민을 하다가 혹시나 싶어서 검색을 해봤다. '이갈이 방지' 뭐 이런 검색어였던 것 같은데, 잘 때 입에 물고 자는 마우스 피스 같은 게 있단다. 심지어 대부분의 제품이 일본이나 독일의 제품. 어라? 여긴 일본인데? 그렇다면!!! 여기서도 '이갈이 방지 마우스 피스'를 구할 수 있겠군!! 그래서 바로 출발했다. 일단은 무엇이든 구할 수 있을 것 같은 돈키호테! 검색해보니 미야코섬에도 돈키호테(↗)가 있다. 담배를 태울 때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어 날씨가 좋을 줄 알았는데, 갑자기 엄청난 바람이 불더니 빗방울도 조금씩 떨어진다. 변화무쌍한 날씨. 돈키호테 미야코지마점(ドン・キホ..

기대했던 만큼을 딱 보여주는 타임 킬링 액션 - 언더월드 1~5 몰아보기

그러고 보면 [언더월드] 시리즈는 대박 히트를 친 적은 없는 것 같지만 얘기를 꺼내보면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알고 있을 정도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영화이고, 살짝 검색해보니 흥행 성적도 그리 나쁘지 않았고, 고정팬도 어느 정도 있는 것 같은 ... 실패한 영화라고 할 순 없지만 찾아서 보지는 않는, 그런 영화의 느낌이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시간이 좀 남다 보니 '여주인공은 꽤 멋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과 함께 그동안 제대로 본 시리즈가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날 잡고 1편부터 5편까지 싹 몰아 봤다. 미리 얘기하자면 우리(?) 여주인공은 '꽤'라는 수식어를 뗴버려도 될 만큼 멋있었다. 간단하게 시리즈들을 정리해보자면, 1편 - Underworld (2003) ↗ 2편 - Underworld :..

Media/Movie, Drama 2020.03.03

[WATCHA] 요리 삼대째 (2018) - 어쩔 수 없이 자꾸 미스터 초밥왕이 보인다.

왓챠플레이(↗)에서 뭔가 새로 볼 것이 없을까? 하고 찾아보다가 [요리 삼대째]라는 드라마의 시즌 2가 시작됐단다. 어라? 시즌 1도 아직 안 봤는데 시즌 2가 시작됐다고? 그래서 단숨에 시즌 1, 12편을 정주행. 그런 다음 오랜만에 감상문(?)을 남겨본다. 앞으로 될 수 있으면 내가 보고 읽고 들은 것들에 대해서 예전처럼 부지런히 감상문을 남겨 놓겠다는 다짐과 함께.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제목이다. 원작(↗)의 제목은 [江戸前の旬, 에도마에의 슌]이다. 에도마에란 글자 그대로 보자면 옛 도쿄의 이름인 '에도(江戸)'의 앞(前), 그러니까 에도성(옛 도쿄) 앞의 하천과 바다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리고 여기서 나는 어패류를 가리키는 말이면서 이 재료들을 이용한 요리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

Media/Movie, Drama 2020.03.02

3. 어색한 3인방의 하루

별생각 없이 일찍 일어났다. 물론 평소의 나에게 이르다는 뜻이다. 아마 평균적인 여행객들이라면 훨씬 더 일찍 일어나 하루를 서둘러 시작하고, 더 많은 곳을 보고 더 많은 것을 먹으려 하겠지. 하지만 나는 여행할 때 그리 서두르지 않는 편이다. 숙소를 예약하는 정도를 제외하고는 스케줄도 미리 짜두지 않는다.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움직이는 편. 아침 바람을 쐬러 숙소의 마당에 나가보니 어제 만났던 교대생이 휴대용 기타 - 울림통이 없고 지판만 있는 기타 - 를 퉁기고 있다. 뮤지션이 꿈이라더니 음악적인 영감을 얻기 위한 여행을 떠나 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또 한 명, 고베의 서버 프로그래머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모양이다. 오늘은 셋이서 함께 돌아다니기로 했으니 좀 더 기다려야 할 분위기. 교대생에게 가까운..

2. 미야코섬 남쪽에서 북쪽까지

자,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하는 날이다. 어제는 숙소에 도착하고 나서 저녁을 먹은 게 전부였으니까 말이다. 여행이라고 해서 아침 일찍 일어나지는 않는다. 하루를 길게 쓰면 더 많은 곳을 돌아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굳이 그렇게까지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싶어 하는 스타일의 여행자가 아니니까. 배가 슬슬 고파질 즈음에 숙소를 나섰다. 숙소 근처에 세워둔 차에 올라타 에어컨을 켰다. 숙소에서 에어컨 없이 지내다가 이렇게 에어컨이 있는 곳에 나오면 컨디션이 급상승. 차에 타긴 했는데, 목적지가 없다. 그저 '미야코섬(宮古島)에 가야지!'하고 온 거지 딱히 어디를 찾아가서 뭘 구경하고 뭘 먹야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온 것은 아니었으니까. 구글맵을 켜고 지도를 살펴보니 미야코섬의 남쪽 해안도로를 따라 쭉 달리면 히가..

1. 서울에서 미야코섬까지

사실 이번 여행에 미야코섬을 들르는 것은 비용 낭비가 심한 일이었다. 직항으로 가는 비행기가 없는 곳이라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원래 계획보다 비용이 많이 추가되기 때문. 하지만 오키나와의 아름다운 바닷가를 드라이브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고 미야코섬은 그동안 가보고 싶어 했던 섬이기도 했다. 7년 전에 오키나와를 여행할 때 이리오모테, 이시가키, 타케토미, 자마미 등 여러 섬을 들렀었는데 '미야코 블루'로 유명한 미야코섬은 미처 들르지 못했던 것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마침 성수기가 아니라 그런지 특가 비행기 표가 있었다는 것도 결심을 굳힌 계기가 됐다. 비행기 표를 알아보니 인천발 나하행 항공편이 편도 9만 원대. 일본 국내선인 나하발 미야코행 항공편이 8만..

0. 프롤로그

원래 계획은 스페인이었다. 바르셀로나냐 마드리드냐 아니면 아예 작은 소도시냐 고민과 검색을 하고 있었다. 두 달에서 두 달 반 정도를 예상했다. 세 달은 무비자로 체류하기에 좀 아슬아슬해 보였으니까. 집을 하나 빌려 여행이 아니라 짧게 살아보는 기분을 느끼면서 가끔 차를 렌트해 여기저기 돌아다녀 보는 걸로. 아, 이 소심한 마음은 걱정이 하나 생겼다. '국내 운전과 해외 운전은 다르겠지? 게다가 해외에서 렌트를 해본 적도 없잖아?' 정말 이유는 그거였다. 해외라고 하더라도 일본은 매우 익숙하니까 렌트도 연습해봐야지! (사실 이 시점에서 이미 에러다. 일본은 운전대가 반대에 있지 않은가! 하지만 여기저기 들은 바에 의하면 좌우 반대인 운전이 그리 헷갈리진 않는다고 하길래...) 생각의 물꼬가 한 방향으로 ..

40일 차, 아니 에필로그 - 많이 늦은 전국 여행 총정리

:: 총 39일. 계획과는 많이 달라진 여행 40일이 아니라 정확하게는 39일 동안의 여행이 끝났습니다. 출발할 때 세부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진 않았어요. 발길 닿는 대로 돌아다니자는 게 애초의 목표였으니까요. 그래도 대충 일주일이면 서해를 따라 내려가고, 제주에서 일주일쯤 있다가 남해를 따라 일주일 그리고 동해를 따라 일주일. 거기에 내륙으로 가끔 들어갔다 나오면 대충 한 달에서 4~5일 정도 늘어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로는 서해를 따라 내려가다가 이 섬도 가보고 저 섬도 가보느라 2주가 넘는 시간이 걸렸고, 제주에서만 3주 가까이 머무르느라 한 달이 넘는 시간을 다 써버렸네요. 결국 급하게 목포에서 부산까지 하루 만에 달려가고, 부산에서 강릉까지 하루 만에 올라와버렸습니다. 결국 '자..

건군 50주년 기념 호국 가요제

에... 그러니까 일천구백구십팔년의 일이었을 거다. 소위 말하는 '군번이 잘 풀린' 케이스라서 군생활이 참 널널했다. 갓 병장을 달았을 때 즈음이던가? 관사병으로 지내던 '형'이 부사수를 받으면서 부대 내로 복귀했다. (관사병은 관사에서 '살아야'하기 때문에 제대할 즈음이 되면 부대로 복귀한다.) 볕이 좋았던 어느 일요일 오전. 바로 그 '형'이 본부중대에 볼 일이 있었는지 찾아왔다가 옆 마당 벤치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던 나를 발견했다. "어! 00야. 너 노래 부르는 거 좋아하니? 기타도 좀 칠 줄 아네?" "뭐 이렇게 소일거리하는 거죠. 운동하는 건 지지리도 싫으니까요." "야, 내가 대학다닐 때 아카펠라 동아리했었거든. 사람들 모아서 노래나 부르면서 놀자. 어차피 남은 군생활 지루한데"..

Litters 2019.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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