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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지하철에서 몇 번이나 천장을 멍하니 바라봤던 건지... - 두근두근 내 인생

:: 두근두근 내 인생 | 김애란 | 창비 주위에서 너무 평이 좋으면 오히려 안 읽게 된다. 하지만 이건 어째서인지 손이 갔고, 읽었고, 좋았다. 가끔은 간질거리지만 풍부하고 부드러운 표현들이 넘치고, 담담하게 말하려 하는 덕에 슬픈 공기가 가득차 있지만 가벼운 웃음을 지을 수도 있다. 어찌보면 뻔할 것 같던 '불치병에 걸린 소년의 이야기'는 멋진 반전으로 '나 이런 이야기야!'하고 단단하게 자리를 잡는다. 좋다. 읽고 싶은 젊은 작가들이 많아진다는 것. 김애란. 잘 기억해두고 다음 작품들을 기다려야겠다. 그나저나 '올해의 소설'은 후보가 너무 많은데 이거.

Media/Books 2011.11.07

9, 10월의 앨범 by zzoos

뭐하느라 바빴는지 9월에는 올리는 걸 깜빡했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몰아서 올립니다. 그리고 너무 많은 앨범을 추천했더니 뭔가 '추천'의 의미가 많이 가벼워지는 것 같아서 확 추렸습니다. 우선 이번 추천 앨범은 딱 하나라고 보셔도 됩니다. 바비빌의 [Dr. Alcohol]. 최근 들은 앨범 중 진정 베스트입니다. 해학이 넘치는 가사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락앤롤과 블루스 그리고 컨츄리가 절묘하게 섞인(저는 그 기반이 블루스라고 생각합니다만), 촌스러운듯하면서 깔끔한 그 사운드가 완전 제대롭니다. 다른 모든 노래를 접고(심지어 소녀시대도), 요즘은 이 앨범만 듣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열심히 들었던 것은 역시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음원입니다. 그중에서도 단연 서바이벌 TOP 밴드의 음원을 가장 즐겨들었습니다...

Media/Music 2011.10.31

생각보단 지루했지만 마지막 장면만은 일품 - 유정천 가족

:: 유정천 가족 | 모리미 토미히코 | 권일영 | 작가정신 최근 읽었던 모리미 토미히코의 소설들이 너무 맘에 들어서 또 한 권. 하지만 이번엔 조금 실망. 책의 두께가 두꺼웠던 것을 보니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모양이다. 실제로 이 책에는 그의 소설들에서 '배경'이 될만한 설정들이 엄청나게 등장하고, 거기에 대한 설명들도 해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사건들의 연속보다는 잔잔하게 흘러가는 느낌. 하지만 마지막 씬은 박진감 넘쳤다. 그래서 책을 덮으면서는 '역시!'하는 기분이 들 정도. 찬찬히 곱씹어보면 좀 지루한 책이었는데도 말이다. 사실 를 읽고 나서는 그의 책을 연속으로 모두 읽어버리고 싶었지만, 이렇게 한 권이 태클을 걸어주니 다른 종류의 책을 읽을 수 있게 됐다. 그래도 분명한 건, 마음에 드는 작가..

Media/Books 2011.10.26

읽으면서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 모리미 토미히코 | 서혜영 | 작가정신 지난 번 읽었던 의 느낌이 좋았고, 라는 제목의 뉘앙스도 좋아서(단지 '아가씨'가 좋았을지도) 골라 집은 모리미 토미히코의 소설. 각각의 에피소드로 나눠진 것 같은 4개의 장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에 걸친 얘기가 이어진다. 어리숙하고, 순수하고, 술을 좋아하고, 아주 잘 마시고, 매력적인 아가씨와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 클럽(아마도 동아리?) 선배의 이야기. 을 읽고 나서는 '이게 왜 판타지지?'라고 했는데, 을 읽고 나니 '이건 판타지다!' 싶다. 너무나 동양적 아니 일본적인 판타지. 게다가 배경이 교토(방문한 적은 없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의 교토는 그렇다)라서 더더욱 선명하게 장면들을 그려낼 수 있을 것 같은, 사..

Media/Books 2011.10.12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읽은 -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 이사카 코타로 | 인단비 | 황매 이사카 코타로의 글을 읽을 때마다 감탄하게 된다. 별것 아닌 것 같은 일상의 장면들을 담담하지만 적절하게 세부적으로 묘사하면서 분위기를 만든다. 그 결과 일상의 장면은 소설이 되고, 영화가 되고, 특별해진다. 특히나 이 소설은 - 어찌보면 이젠 특별한 일도 아닌 - 과거와 현재의 사건을 교차로 서술하는데, 덕분에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현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상한 일들의 원인은 과거의 사건이 진행되어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 자세히 말하면 스포일러가 되고, 그러면 소설에 대한 긴장감이 확 떨어질테니 더 이상의 얘기는 생략하지만,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건이 소설을 읽으면서 커다란 사건으로 느껴지는 걸 보면, 각..

Media/Books 2011.10.07

이런 모습이 있는 작가였던가? - 소년을 위로해줘

:: 소년을 위로해줘 | 은희경 | 문학동네 작가의 첫 산문집인 을 읽고 말랑말랑해진 상태로 이 책을 읽고 싶었다. 결국 두 권의 책은 동시에 쓴 것과 마찬가지니까 같은 시간을 느끼고 싶었다고 하면 내 기분을 제대로 표현한 걸까. 소설을 읽고 난 지금. 또 부산 여행을 계획한 것을 보면 비슷한 곳을 다시 찔렸나보다. 좋아하는 작가다. 은희경. 그간 출간한 책을 거의 다 읽었고(혹시 놓친 게 있을지 모르니 '거의'라고 해두자), 여자라고 티내지 않는, 꼼꼼하고 이성적인 묘사들(이 말은 맞는지 정말 모르겠지만;;)이 좋았다. 헌데 지난 번 산문집과 이번 소설을 읽고 나니 '어라?' 싶다. 이렇게 감수성이 뚝뚝 넘치는 촉촉한 작가였던가? 싶다.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너무나 몰입해버렸다. 책을 아껴 읽고 싶었다...

Media/Books 2011.09.29

8월의 앨범 by zzoos

깜빡 잊고 있었습니다. 벌써 9월하고도 반이 넘게 지났는데, 이제서야 8월의 앨범 소개라니; 며칠 뒤엔 9월 앨범 소개해야 되겠네요. 헌데, 다행이랄까요? 8월엔 큰 관심이 가는 앨범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도 고르다보니 9개가 되긴 했지만요. 우선은 지금도 계속 듣고 있는 리쌍의 . 발매하자마자 모든 곡이 순위권에 드는(앨범 전체를 다운 받는 사람이 많았다는 얘기겠지요) 기염을 토한 앨범입니다. 길이와 개리가(그래서 '리'쌍) 모두 예능에서 활발한 활약을 보였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리쌍의 음악은 마치 어릴적 성룡 영화처럼 항상 어느 정도 이상이었잖아요. 역시나 예능에서의 활약에 힘입어 엄청 떠버린 정재형의 Running을 듣기 위해 다운 받은 앨범인 . 헌데 정작 더 많이 들은 노래는 페퍼톤즈의 Re..

Media/Music 2011.09.21

이유는 모르겠지만 마음이 조금 따뜻해지는 - 펭귄 하이웨이

:: 펭귄 하이웨이 | 모리미 토미히코 | 서혜영 | 작가정신 일본 SF 대상 수상작. 어라? 그럼 이 소설이 SF 소설이란 말인가? 난 아무리 읽어도 그저 판타지 소설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고보니 SF 소설과 판타지 소설의 차이는 뭐지? 역자 후기에 이런 말이 나온다. 의 작가 아서 클라크는 SF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다루는데 우리 대부분은 그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판타지란 일어날 수 없는 일을 다루지만 우리는 종종 그런 일이 일어나기를 바란다고 설명하며 SF와 판타지를 구분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둘 다에 해당한다. 음? 그런가? 잘 모르겠다. 정말 이 소설이 Science Fiction인가? 별로 깊게 생각은 안 해봤지만, 잘 모르겠다. 그리고 별로 중요한 건 아닌 것 같다. 묘한..

Media/Books 2011.09.10

좋아하는 작가의 말랑말랑한(?) '첫' 산문집 - 생각의 일요일들

:: 생각의 일요일들 | 은희경 | 달 은희경 작가를 좋아하기 시작한 건 부터다. 군에 있을 때, 정훈실에 있던 책장. 누가 가져다 놓았는지 모를 책들 사이에 그 소설이 있었다. 마침 시간이 아주 많을 때였고(군생활이 좀 많이 널널했다), 뭔가를 읽고 싶었고, 그 책을 집어 들었다. 소설이 재미있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단순하게 시간이 많았기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그 이후 연속해서 읽은(같은 책장에 꽂혀있던) 이상 문학상 수상집들이 재미있었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그 이후 다시 책읽기 아니 정확하게 소설읽기에 빠져들었다. 뭔가 '시작 지점'이라는 이유도 없진 않았겠지만, 이 너무 좋은 느낌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의 소설을 매번 사서 읽었고, '좋아하는 작가'라는 호칭(?)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첫..

Media/Books 2011.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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