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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 24

11. 한적한 느낌이 좋은 이사하야(諫早) 산책

나가사키에서 시간을 더 보내지 않고 이사하야로 빨리 이동하기로 마음먹은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어차피 기차를 갈아타야 하는데, 도시를 하나라도 더 구경하고 싶었다. 그리고 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안경다리가 하나 있다는 것도 한몫했다. 결과적으로 이사하야를 한 바퀴 둘러보기로 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었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혼묘강(本明川)과 그 주변으로 조성된 녹지들을 보며 걷는 것은 관광객이 많은 유명 도시의 정비된 산책로를 걷는 것과는 전혀 다른 기분이었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간단하게 식사를 하기 위해서 검색했던 도라곤 식당(ドラゴン食堂). 아쉽게도 이날은 쥔장 사정으로 휴무란다. 정확한 해석은 '제멋대로지만(勝手ながら)' 정도가 되려나? 어쨌든 뭔가 사정이 있으니까 쉬겠지... 구글맵에 ..

10. 나가사키 역사 문화 박물관과 안경다리

오늘은 시마바라(島原)로 출발해야 하는 날이다. 숙소에서 짐을 챙겨 나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나가사키 역사 문화 박물관(長崎歴史文化博物館)을 찾았다. 박물관에는 코인로커가 준비되어 있어서 짐을 편하게 맡겨두고 전시를 관람할 수 있었다. 박물관 1층에는 커다란 료마의 동상이 서있었다.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 일본의 근대화를 이끈 인물로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위인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영화나 드라마, 소설, 만화에도 엄청 등장하는 사람이다. 유명인이라서 그런지 그의 동상 아래에는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내가 한국인이라 그런지 몰라도 나의 눈길을 끈 전시품은 부산에서 가져왔다는 한국의 도자기들이었다. 나가사키는 무역항이었고, 특히 부산과의 교역이 활발했던 곳이었다는 ..

[WATCHA] 시크릿 슈퍼스타 (2017)

인도 영화를 그리 찾아서 보는 편은 아니다. 영화 중간에 뜬금없는 노래와 춤이 나오는 스타일이라던가 황당무계할 정도로 액션을 과장하는 방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 하지만 잔잔한 스토리의 영화들은 인도 영화의 저력을 보여주기도 하기 때문에 가끔씩은 챙겨 본다. 아마도 언젠가 일요일 오전이었을 거다. 다들 알고 있는 개그맨에 휴일 오전에 영화를 소개해주는 프로그램. 거기서 이 영화에 대해 알게 되었을 거다. 내 기억으로는 그렇다. 가수를 꿈꾸는, 노래를 잘하는 소녀가 유튜브에 자신의 영상을 올리고, 엄청난 이슈를 만들면서 결국 슈퍼스타가 되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인 줄 알았다. 약간은 뻔한 이야기 구조 안에서 어떤 디테일들을 보여줄까? 아미르 칸 특유의 재기 발랄한 개그를 기대해도 되는 걸까? 나의 ..

Media/Movie, Drama 2020.03.17

[NETFLIX] 킹덤 시즌 2

드라마가 출시되는 날을 기다렸다가 밤을 새워서 정주행 했던 일이 언제였더라... 게다가! 등장하는 배우들 중에 특별히 좋아하는 배우도 없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 기다렸던 드라마. 킹덤 시즌2. 당연히 1화부터 6화까지 스트레이트로 정주행 해버렸다. 각각의 회차가 그리 길지 않아서 아주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일은 아니다. 시즌 1은 어딘지 모르게 아쉬웠다. 잘 만들었다는 생각은 들었는데 너무 짧은 회차밖에 없었고, 이야기를 마무리하지 않은 채 시즌을 끝내는 게 이상했다. 시즌 2가 시작됐는데, 마찬가지로 6화밖에 없는 걸 보고는 혹시? 싶었는데, 쉬지 않고 달려 마지막 회를 보면서 깨달았다. 아, 이거 시즌 1 + 시즌 2로 하나의 이야기 마무리되는구나. 그럼 차라리 합쳐서 시즌 1을 만들었어야..

Media/Movie, Drama 2020.03.17

9. 사세보의 아침 드라이브와 나가사키로 가는 SSL

다시 한번 오늘 이후의 코스를 정리해본다. 어젯밤에 뭔가 실수한 것은 없겠지? 나가사키(長崎)는 몇 가지 추억이 있는 곳이라 꼭 들러보고 싶은데, 그러면 구마모토(熊本)로 갈 때 다시 사세보(佐世保) 쪽으로 나와서 구루메(久留米)를 거쳐 빙~~~ 돌아야 한다. 기차 갈아타느라 기다리는 시간 같은 걸 더한다면 네 시간도 넘게 걸릴 거리. 지도를 들여다보다가 떠올린 코스는 시마바라(島原)에서 배를 타고 구마모토로 넘어가는 것. 약 30분이면 쾌속선을 타고 구마모토로 건너갈 수 있으니 나가사키에서 구마모토로 가는 직선 코스나 다름없다. 딱히 레일패스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 '기차'만을 이용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배'를 타면 더 가까운 거리도 있는 거다. 다시 한번 확인해도 이후의 코스는 꽤..

8. 사세보의 절경, 쿠쥬쿠지마 - 위에서 내려보고, 안에서 돌아보고

말 그대로 푸욱~ 자고 일어났다. 역시 아침 일찍부터 움직이는 여행은 별로 내 스타일이 아니다. 호텔 앞에 나와서 하늘을 보니 어라? 오랜만에 하늘이 맑다. 아! 어제 비가 왔구나. 그래서 오늘은 공기가 아주 쾌청하구나~ 12시부터 렌터카를 예약해놨으니 슬슬 나갈 시간이 되었다. 타임즈 렌터카는 역 앞에 있기 때문에 천천히 걸어가면서 사세보 시내를 구경했다. 걸어가다 보니 사세보 버거의 시작이라고 알려져 있는 Big Man 버거(佐世保バーガー BigMan 上京町本店) 앞에는 벌써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특별한 맛일까? 궁금하긴 했지만 지금은 일단 차를 빌리러 가야 하는 시간. 계속 걷다가 사세보 역 근처에 오니 길 건너편에 미우라 성당(カトリック三浦町教会)이 보인다. 고딕 스타일이 느껴지지만 굉장히 모..

7. 후쿠오카에서 사세보로

오랜만에 느지막이 일어났다. 피곤이 쌓여있던 것일 수도 있겠다. 호텔을 나서는데 거울에 내 모습이 비치길래, 워낙 셀피를 찍지 않는 사람이지만 나의 여행 복장을 한 번 찍어둘까? 하는 마음으로 한 컷 남겨두었다. 가벼운 흰 티셔츠와 편안한 청바지 그리고 언제나 나의 여행을 함께하는 줄무늬 빅백. 여행을 시작한 곳이 저~ 먼 남쪽의 오키나와 미야코섬이다 보니 옷차림을 가볍게 하고 있었는데, 10월 중순에 접어든 큐슈는 날씨가 제법 쌀쌀해지고 있었다. 어차피 여행 일정이 초겨울까지 이어질 거라서 여행 중간에 외투를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출발했는데, 그 시점이 좀 빨리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호텔을 나서서 곧장 캐널시티(↗)로 발걸음을 옮겼다.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대형 쇼핑몰에서 외투를 ..

6. 이제 다시 시작! 후쿠오카로~

어젯밤에 짐을 다 싸놓긴 했지만 아침에 추가로 정리해야 하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잘 때 입었던 옷이라던가 샤워 후에 사용한 로션 같은 것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잊은 물건 없이 깔끔하게 방을 정리하고 며칠간 묵었던 TENOWAYA(↗)의 주인장들과 인사를 했다. 텐노와야에 묵은 최초의 한국인이라는 타이틀을 하나 획득(?)했다. 1층으로 내려와 구글맵에 저장해둔 렌터카 회사를 목적지로 설정하고 출발! 오늘은 드디어 미야코섬을 떠나는 날이다. 총 5박 6일의 미야코 일정이 끝났다. 오늘의 목적지는 후쿠오카. 일본 국내선인데도 미야코 공항에서 후쿠오카로 가는 직항 편은 없다. 서울에서 출발해 나하 공항을 거쳐 미야코 공항으로 들어갔던 것처럼 미야코 공항에서 출발해 역시나 나하 공항을 거쳐 후쿠오..

5. 해변 드라이브 & 미야코 블루

5박 6일의 미야코 제도 일정이 거의 끝나간다. 드디어 마지막 날. 이제 내일이면 나하 공항을 거쳐 후쿠오카로 넘어간다. 날씨가 그리 좋진 않았지만 미야코와 주변 섬들도 대부분 돌아다녔다. 오늘은 뭘 해야 할까? 아침에 일어나 숙소의 옥상에서 하늘을 바라보니 오늘도 변화무쌍한 날씨일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파란 하늘이 보인다. 그래, 오늘은 바다를 실컷 보자. 며칠 전에 히비스커스 호텔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함께 돌아다닌 이라부섬을 한 바퀴 돌아보는 건 어떨까? 당시는 고베에서 온 형님을 따라다니느라 내 마음대로 돌아다니지 못했으니까. 특별한 목적지를 가지고 출발하지는 않았다. 일단 이라부섬으로 넘어갔고, 해안가를 따라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처음 차를 세운 곳은 후나우사기바나타(フナウ..

4. 걸어서 바닷속으로

아침에 일어나 옥상에서 담배를 한 대 태우면서 남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매일 이렇게 잘 순 없는데... 고민을 하다가 혹시나 싶어서 검색을 해봤다. '이갈이 방지' 뭐 이런 검색어였던 것 같은데, 잘 때 입에 물고 자는 마우스 피스 같은 게 있단다. 심지어 대부분의 제품이 일본이나 독일의 제품. 어라? 여긴 일본인데? 그렇다면!!! 여기서도 '이갈이 방지 마우스 피스'를 구할 수 있겠군!! 그래서 바로 출발했다. 일단은 무엇이든 구할 수 있을 것 같은 돈키호테! 검색해보니 미야코섬에도 돈키호테(↗)가 있다. 담배를 태울 때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어 날씨가 좋을 줄 알았는데, 갑자기 엄청난 바람이 불더니 빗방울도 조금씩 떨어진다. 변화무쌍한 날씨. 돈키호테 미야코지마점(ドン・キホ..

기대했던 만큼을 딱 보여주는 타임 킬링 액션 - 언더월드 1~5 몰아보기

그러고 보면 [언더월드] 시리즈는 대박 히트를 친 적은 없는 것 같지만 얘기를 꺼내보면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알고 있을 정도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영화이고, 살짝 검색해보니 흥행 성적도 그리 나쁘지 않았고, 고정팬도 어느 정도 있는 것 같은 ... 실패한 영화라고 할 순 없지만 찾아서 보지는 않는, 그런 영화의 느낌이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시간이 좀 남다 보니 '여주인공은 꽤 멋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과 함께 그동안 제대로 본 시리즈가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날 잡고 1편부터 5편까지 싹 몰아 봤다. 미리 얘기하자면 우리(?) 여주인공은 '꽤'라는 수식어를 뗴버려도 될 만큼 멋있었다. 간단하게 시리즈들을 정리해보자면, 1편 - Underworld (2003) ↗ 2편 - Underworld :..

Media/Movie, Drama 2020.03.03

[WATCHA] 요리 삼대째 (2018) - 어쩔 수 없이 자꾸 미스터 초밥왕이 보인다.

왓챠플레이(↗)에서 뭔가 새로 볼 것이 없을까? 하고 찾아보다가 [요리 삼대째]라는 드라마의 시즌 2가 시작됐단다. 어라? 시즌 1도 아직 안 봤는데 시즌 2가 시작됐다고? 그래서 단숨에 시즌 1, 12편을 정주행. 그런 다음 오랜만에 감상문(?)을 남겨본다. 앞으로 될 수 있으면 내가 보고 읽고 들은 것들에 대해서 예전처럼 부지런히 감상문을 남겨 놓겠다는 다짐과 함께.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제목이다. 원작(↗)의 제목은 [江戸前の旬, 에도마에의 슌]이다. 에도마에란 글자 그대로 보자면 옛 도쿄의 이름인 '에도(江戸)'의 앞(前), 그러니까 에도성(옛 도쿄) 앞의 하천과 바다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리고 여기서 나는 어패류를 가리키는 말이면서 이 재료들을 이용한 요리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

Media/Movie, Drama 202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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