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ters

Jacobs Creek Chardonnay

zzoos 2006. 5. 1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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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몸이 참 안좋아서 사무실 의자에 앉아있는 동안은 '아, 빨리 퇴근하고 집에서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문제(?)는 막상 퇴근할 때 즈음이 되면... 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도 그냥 집으로 가기가 싫어진다. 요즘 머릿 속도 복잡하고, 생각할 것도 많고, 날씨도 좋고... 뭐 그런 싱숭생숭, 복잡다단한 시즌이라 그런 것 같긴 하다.

어쨌거나 어제는 오랜만에 혼자 좀 걷고 싶었다. 지하철을 타고 평소처럼 잠실쪽으로 가지 않고, 홍대 입구로 직행. 피곤한 다리를 끌고 극동방송국 앞까지 걸었다. 걸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 극동방송국 앞에서 건널목을 건너 골목으로 들어가는데, 어라? 동네가 많이 바뀌었다. 새로 생긴 건물도 몇 개 있고, 가게들도 싹 바뀌고...

'혹시 그 가게도 없어진 건 아닐까?'

두리번 거리면서 계속 걸어 들어가는 데 안보인다.

'아, 없어졌나보다 시간이 흐르면... 당연히 많은 것들이 변하는구나'

그 때, 그 집이 보였다. 계단을 올라가서 문을 열고 들어가니 영업 준비중(?) 인 듯 해서 영업하나요? 물어보니까 앉으란다. 그리고는 메뉴를 살펴봤다. 그 바는 와인을 전문으로 다루는 바는 아닌데, 예전에 내가 사장님께 적극 추천해서 Kim Crawford Sauvignon Blanc을 들여다 놓았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와인을 내가 자주 가는 바에서 마시고 싶었기 때문. 하지만 오랜만에 들렀더니 메뉴에서 그 와인이 빠져 있었다. 대신 눈에 띈 와인은 Jacobs Creek Chardonnay. 뭐 딱히 이 와인을 좋아해서... 라기 보다는 브랜드 인지도가 있고, 샤르도네 품종이 그날 내 기분에 어울릴 것을 알고 있었고, 가격 또한 만만했으니까...

시켜놓고 와인을 홀짝거리고 있다보니, 어라? 아는 얼굴이 들어온다.

"아니! △△씨! 이게 얼마만이예요! 뭐하고 살았어요!"
"어? OO씨 아직 여기서 일해요?"

뭐 이러면서.. 바텐더 언니랑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고, 잠시 후 또 아는 얼굴 한 명 등장. 결국 혼자서 우울하게 청승 좀 떨어 보려는 작전은 대 실패. 그 이유가 사르도네의 청량감 때문은 아닐까? 라고 한다면 너무 오바일까.

여튼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유쾌한 하루. 세상엔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는 것을 느꼈다!

혼자 와인 마시던... 약 20분 간. 볼펜도 메모지도 없어서, 핸드폰에 끄적거린 낙서. byte 수를 줄이기 위해 띄어쓰기와 문장부호는 없다. -0-

변했기를바랬다우리사이가그렇듯자주가던곳이변한것처럼우리사이도변한것이라고그렇게우울해지고싶었다하지만변한게없다아그순간느껴지는안도감은뭘까마음한 쪽에선변하지않았기를바랬나보다이젠끝이라고한시간전에생각해놓고는메세지를보냈다답은없다어쩌면난우리관계도이렇게변하지않은것이라고생각하고싶었거나 그걸바랬는지도모르겠다한동안찾지않았던엔바의이자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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