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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고양이 - 이주희

zzoos 2010. 12. 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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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적 고양이 | 이주희 | 씨네21

고양이에 대한 기억은... 희한하게도 없었다. 레이지를 키우기 전 까지는. <사랑따윈 필요없어, 여름>의 남자 주인공인 시라토리 레이지의 이름을 딴 고양이(결국 암컷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지만;) 한 마리를 집으로 데려오면서 고양이에 대한 기억이 생기기 시작했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조그만 녀석을 안심시키기 위해 왼쪽 품에 꼭 안고 자던 첫날 밤(심장 소리를 들으면 안심한다고 그래서), 피투성이가 된 채 방구석에서 울고있다는 동거인의 전화를 받고는 정말이지 내 새끼가 사고라도 난 것마냥 일을 집어 던지고 택시타고 종종거리며 달려가던 날, 발정나서 밤새 시끄럽게 울어대는 통에 주위 사람들에게 눈치 보일까봐 같이 밤새며 꼭 안아 주던 일... 레이지가 내 곁에 있었던 시간은 얼마 되지 않지만, 참 많은 기억을 만들어 주고 갔다.

그런가 보다. 고양이란 녀석은.

작가는 네 마리의 고양이를, 오랜 시간 동안 키웠다고 한다(물론 처음부터 네 마리는 아니었지만). 그러다보니 내가 가지고 있는 몇 줄의 기억보다 훨씬 많은 추억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며(또한 그들이 자신을 지켜보는 것을 느끼며) 깨달은 삶의 지혜(라기 보다는 힌트라고나 할까) 같은 것들이 책 한 권을 채울만큼 그득하다.

실제로 탄, 씨씨, 메, 아톰을 쏙 빼닮은 표지 일러스트와 책장을 넘길 때마다 보이는 사랑스러운 모습들. 그리고 그들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 간결한 글들 덕분에 읽는 내내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런 책이다. 이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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