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ters

꿈 얘기

zzoos 2008. 4. 1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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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안한 자리였다. 이렇게 오랜만에 모든 사람들이 모이다니. 유치원 동창, 초등학교 동창, 중고등학교 동창과 대학 동창에 각종 동호회 친구들... 내가 보고 싶어하던 사람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즐겁게 웃으며 얘기를 하다보니 모두 나를 만나기 위해 모였다는 거다. 너무나 유쾌하게 술잔을 부딪히며 웃고 떠들었다.

그러다 문득. '이 녀석들이 왜 나를 위해 모였지? 바쁜 녀석들이 이렇게 까지 한 자리에 모여서 내 얘기를 한다는 건...' 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한 가지 생각. 그렇다. 내 장례식이었던 거다. '이건 꿈이야. 미래를 예견하는 예지몽. 난 이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심장마비 같은 걸로 죽는 건가? 그러고 나면 이렇게 친구들은 모여서 내 얘기를 하는 건가?'

나는 침대에 누워있었고, 갑자기 왼쪽 가슴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고통. 이러다가 죽는 거구나 싶을 정도의 고통. 고통으로 몸을 뒹굴고 싶었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밖으로 나가 가족들에게 소리치고 싶었지만, 몸은 움직이지 않았고, 목소리는 터져 나오지 않았다. 가만히 가만히 이렇게 소리없이 죽어가는 건가?

그때 처음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직까지 죽는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으니 당연히 처음일 수밖에. 딱 한 번 꿈 속에서 머리에 총을 맞았을 때. 죽음을 생각하면서 '편안하다'는 기분이었으니 처음일 수밖에. 난 미친듯이 '살고 싶었다'. 죽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 죽어선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건 꿈이었고, 가위 눌림이었다. 오랜만의 가위 눌림.

지금 곰곰히 생각해본다. '이렇게' 죽고 싶지 않다는 건 무슨 기분이었을까? 그럼 난 어떻게 살고 싶은 걸까?
묵직한 생각이 다시 왼쪽 가슴을 눌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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