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inks, Wines, Foods

최근의 와인 둘

zzoos 2007. 5. 3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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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와인'들'이라고 제목을 붙이려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두 병밖에 기억나는 게 없어서 와인'둘'로 제목 급수정. 요새 마시는 와인들은 이름을 제대로 정리해두지 않아서 와인 로그에 제대로 남겨두지를 못하고 있다. 그래서 로그라도 남겨둘만한 최근의 와인을 더듬어보니 아래의 두 병. 다른 와인들이 맛이 없었다는 뜻은 아니고, 단지 이름이 기억나지 않기 때문. ㅠㅠ 저주받은 기억력(이라고 하기엔 그걸 다 외우면 신기한 거다).
Ch. Lascombes 1999
Ch. Latour 1999
먼저 샤토 라스꽁브 1999. 마고의 2등급 샤토. 마고답다고 할까? 메를로의 비율이 높아서 매우 부드러운 느낌이다. 두텁거나 질척거리는 질감이 아니고 부드럽고 사뿐사뿐한, 경쾌한 질감이 기분 좋았다. 특이한 향이 몇 가지 있었는데 자세하게 기억나지는 않는다. 맛있는 음식들과 함께 했던 와인이라 매우 즐거웠던 와인. 같이 마셨던 모스카토 다스티도 좋았고 독일의 슈펫레제 리즐링은 매우 특이했다.

그러고 보면 2등급 샤토는 같은 보르도의 브란 깡티냑(Ch. Brane-Cantenac)을 몇 번 마셔봤는데, 라스꽁브와는 달랐던 기억. 라스꽁브가 훨씬 경쾌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음.... 아직 나의 내공으로 만나기엔 좀 이른 와인이라고 생각한다. 샤토 라뚜르. 나뚜르 녹차맛이나 퍼먹어야 대는데. 어쨌든 좋은 기회가 생겨서 라뚜르 99년을 마시게 됐다.

RP의 빈티지 차트를 보면 99년의 뽀이악은 평균보다 살짝 높은 정도. 하지만 라뚜르는 90점 이상을 받은 빈티지다. 아직 좀 이른 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2000년대 빈티지가 아닌 것이 다행. 종각의 매우 높은 곳에서 종로의 밤거리를 내려다 보며 1시간 정도의 디켄팅. 잔에 따르고 첫 느낌은 매우 강한 동물향이었다. 레이블이 가려져 있었기 때문에 살짝 추측을 해봤는데, 신세계 특유의 단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으므로 구세계 와인. 강한 동물향 때문에 까쇼. 하지만 복잡한 향이 따라 오는 것 같아서 까쇼를 중심으로 블렌딩 한 것으로 추정. 이라고 해놓고 보니 뭔가 대단한 것 같지만, 사실 모두 엉터리 ㅠㅠ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10여 분 뒤에 다시 향을 맡아보니 강한 초컬릿향이 확 올라온다. 살짝 기분이 좋아져서 마셔버리고 싶었지만 입술만 살짝 적시고 더 기다려보기로 했다. 종로 한 복판의 건물 옥상에서 농구를 한 게임 뛰고 왔더니 라뚜르는 아카시아 꿀향을 내뿜고 있다.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마시기 시작했는데, 향에 비해서 맛은 그다지 강한 느낌이 없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더 흐르자 향도 많이 빠지고, 맛도 매우 묽어지는 변화. '어라? 라뚜르가 이런 거야? 일등급 샤토가 이런 거야?' 하는 느낌. 어처구니없는 비유일지 모르겠지만 '차라리 퐁떼 까네가 나은데?' 싶었다. --;; 맙소사. 결국 라뚜르는 열리지도 못하고 꺾여버리는 안타까운 사태.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매우 아쉬웠다.

이렇게 내 생에 첫번째 일등급 샤토는 아쉽게 바이바이. 또 언제 일등급 마셔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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