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둘째 날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오누마 공원을 산책하고 하코다테로 가야하는 날이네요. 오누마 공원(오오누마코엔)은 정말 자연 그대로의 멋진 호수였어요. 시간이 좀더 많았으면 유람선도 타고 산책도 훨씬 여유롭게 하고 싶은 곳. 시간이 좀 빡빡해진 이유는 제 늦잠이에요. -0-
홋카이도로 열차 여행 가자~! #3 - 오누마 공원 산책
아침이 밝았습니다. 창 밖으로 보이는 호수. 나무. 밤에는 몰랐는데 경치도 좋은 방을 준비해 주셨더라고요.
이번 여행을 하면서 느낀 것 중의 하나. 홋카이도 전역을 다닌 것은 아니지만, 홋카이도는 정말 자연 그대로가 잘 남아 있는 곳 같았습니다. 우리나라로 생각해보면 강원도 같은 느낌이랄까요. 여행 중간에 한국인 관광객들을 만나서 가이드에게 이것저것 물어본 적이 있는데, 그 가이드가 놀라더군요. 일본어를 모르면서 어떻게 홋카이도에 왔냐고. 게다가 JR을 타고 다니냐고. 사실 호텔이 아닌 곳에서는 영어가 잘 안통하고, 당연히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은 없고요. 그러다보니 불편한 점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가고 싶은 곳입니다. 자연 경관이 정말 수려(이런 단어 싫어하지만;)합니다. 글을 적다보니 또 생각이 나네요.
조촐한 아침 상. 사실 전 아침을 거의 안먹는데, 호텔에서 주는 거니까 챙겨 먹기. 하하. 멸치와 젓갈, 연어 구이와 두부. 그리고 낫토입니다. 맑은 장국과 밥까지. 뚝딱 먹어치우고, 오렌지 쥬스 한 잔 마셨죠.
그리고 열차 시간까지 남은 시간을 이용해 공원으로 향합니다. 이 길은 크로포드 인 오누마에서 걸어 나오는 길. 주위가 한적하죠.
이런 분위기의 동네. 일본의 주택들은 같은 모양, 같은 색상이 없더군요. 정말 마음에 드는 점이었습니다. 만약에 한국의 설계사무실이 아니라 일본의 설계사무실에서 일을 했다면 더 재미나게 일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잠시 해봤습니다. 겨우 일년 일했던 주제에. 하하.
크로포드 인 오누마로 들어가는 길.
다시 바라본 오오누마코엔에키(오누마 공원 역)의 플랫폼.
역 앞의 건물들. 재밌어요. 나무와 뿜칠의 조화라니. 그래도 따뜻하게 잘 어울리네요.
역 앞으로 걸어가는데 하늘에서 장관이 펼쳐지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계속 셔터를 눌렀습니다. 오누마 공원 역 앞의 풍경. 좀 이른 시간이라 사람들이 없어요. 이른 시간에도 없고, 밤에도 없고... 그럼 사람은 언제?
계속해서 역 앞의 풍경이에요. 정말 한적한 곳이죠?
오오누마코엔에키. 오누마 공원 역입니다. 정말 자그마한 역이에요. 한적한 시골역.
하늘이 맑아서 기분도 좋아졌어요. 걸어서 오누마 공원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여행 안내 책자에서 봤던 브로이하우스 오누마. 책자의 말을 인용하면 요코쓰다케 산록에서 나는 천연 알카리 이온수로 만든 오누마 비루를 판다고 하네요. 쉽게 말하면 호프집인데요. 영업 시간이 오후 5시까지. 동절기에는 4시까지. 그러니까 어두워지면 문 닫는 집. -0-
드디어 오누마 공원입니다. 날씨가 좋았지만 좀 추웠어요. 하지만 그래서 더 홋카이도답지요?
유람선들도 보이네요. 저걸 못타본 게 아쉬워요.
엽서에 나올 것만 같은 풍경들. 공원 간판을 넣어서도 찍어봤어요.
뭔가 주의 사항이 적혀 있는 것 같은데, 해석 불가. 이거 해석하다가는 오늘 잠 못잡니다. 누군가 해석해주시면 감사...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을 지도? 하하.
여기저기 둘러봐도 계속 호수, 호수, 단풍, 단풍.
오누마 공원은 오누마 호수, 고누마 호수, 준사이누마 호수 등 3개의 호수와 주변 늪지대 중심으로 펼쳐진 공원이라고 합니다. 호수 위에 크고 작은 섬이 120 여개 있다고 해요. 멀리 보이는 산은 어제 저녁에 먹었던 스프의 재료였던 호박이 만들어진 바로 그 산. 코마가다케(駒ケ岳)가 맞더군요.
쭉 늘어선 보트들. 연인과 함께라면 직접 손으로 노를 저어도 좋을 것 같네요. 저 의외로 노를 잘 저어요. 안 믿으시면 패스.
보트 색깔이 강렬하길래 요런 컷도 함 찍어 보고요.
하늘. 나무. 단풍.
산책로를 걷다보면 오누마 호수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어요.
걷다 보니 이런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천개의 바람이 되어... 검색해보니 2003년에 상영했던 동명의 영화가 있네요. 하지만 그 영화와 관련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데요. 무슨 의미로 이 장소에 이런 표지를 놓았을까요?
참으로 다양한 모양의 섬들이 떠 있습니다. 인공일까요? 자연적인 것일까요? 이런 경치를 보면서 유람선을 탈 수도 있고, 자전거를 탈 수도 있습니다. 헌데 둘 다 못했어요. 공원을 모두 돌아보지도 못했고요. 아쉽네요.
낙엽도 많이 떨어져 있더라고요.
한쪽 편에는 낚시가 가능한 곳도 있더군요. 그러고보면 어제 맛있게 먹은 샐러드의 빙어도 오누마 호수에서 잡은 것이라고(제 나름대로 그렇게 생각해버렸습니다).
낚시 관련 안내문. 해석은 패스.
낚시터 주변에 있던 작은 매점. 자전거가 좀 톡특하네요.
호수를 돌아다니는 유람선 코스. 몇 가지 코스가 있더라고요.
호텔로 돌아와서 비록 티백임에도 향이 풍부했던 녹차를 마시면서 짐을 챙겼습니다. 이제 하코다테로 출발할 시간이거든요.
마지막으로 창 밖의 풍경을 한 번 더 봤습니다. 떠나기가 아쉬웠던 곳이었어요. 하지만 앞으로 더 멋진 일정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가방을 들고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