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팽이 식당 (食堂かたつむり, Rinco's Restaurant, 2010)

연휴 내내 뒹굴 거리다가 예전에 다운 받아놨던 영화 한 편 감상. 주연은 시바사키 코우. 어딘지 모르게 자연스럽지 못하고 오바하는 연기를 하는 배우이긴 한데, 영화의 분위기 자체가 자연스럽다기 보다는 CF 같기도 하고 연극 같기도 해서 나름 괜찮았다.

특이한 분위기 때문에 혹시나 감독이 CF 쪽 일을 하던 사람인가? 싶어서 찾아보니 딱히 그렇진 않은 듯. 아직까지 연출한 작품이 몇 개 없는 신인(?) 여감독.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고 실어증에 걸린 린코가 다시 고향에 내려와 '달팽이 식당'을 여는데, 거기서 벌어지는 동화 같이(?) 신기한 일들에 대한 영화. 포커스를 '식당'과 거기서 벌어지는 신기한 얘기들에 맞추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해당 에피소드들은 재밌다. 하지만 막바지에 뭔가 억지스러울 정도로 '가족애'를 부각하는 마무리. 그리고 감독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적지 않아 보이는데, 잘 버무려지지 않고 제각각 날뛰는 것 같아서 조금 불편했다.

이걸 보고나니 오히려 드라마 심야식당을 천천히 보고 싶어졌달까? 영화 내내 사용된 무화과라던가 석류 같은 이미지는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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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셜록 홈즈 : 그림자 게임 (Sherlock Holmes : A Game of Shadows, 2011)

개봉 소식이 흘러 나오던 작년부터 쭉~ 보고 싶었던 영화. 1편도 재밌게 봤었고, 다우니 쥬니어도 좋다. 전편이 홈즈와 왓슨이라는 캐릭터 소개에 중점을 뒀기에 스토리가 약하지 않았나하는 아쉬움이 있었기에 더욱 기대.

특별한 캐릭터 소개 없이(맨 첫 격투씬이 홈즈의 캐릭터에 대한 소개라면 소개일까?) 빠르게 스토리가 전개되다가, 중간에 살짝 지루해지는 감이 없진 않지만 탈출씬에서의 화면은 감동. 슬로우모션과 강렬한 액션의 조화라니!

전체적으로 '결국 홈즈가 이기겠지'하는 영웅 주인공에 대한 무한 신뢰라던가 어려움을 자신의 능력으로 헤쳐가는 모습 같은 것들이 아주, 꽤 많이 슈퍼 히어로물들과 닮아있다. 그리고 중간중간 베어있는 뜬금없는 유머코드들.

극장에서 온도 조절 실수를 하는 바람에 찬바람 쌩쌩 맞고, 손을 호호 불어가며 봤던 것만 빼면(옆 자리 아저씨의 부스럭부스럭 팝콘 먹는 소리만 빼면) 재밌게 본 영화. 다음 편도 나오려나? 혹시 캐스팅 다 올라간 다음 다음 편 예고 같은 거 있진 않았겠지?

2012.1.22 16:40 메가박스 코엑스 16관 D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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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 무라카미 하루키 | 이영미 | 비채

일단 하루키의 책이니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주문했다. 읽어보니 정말 말 그대로 잡문들의 모음. 잡지에 기고한 인사말, 수상소감, 여기저기 기고했던 재즈나 사람에 관한 글들. 그리고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내는 책의 소개문, 번역서에 실은 역자의 말 등등 하루키가 '소설' 외의 방법으로 어딘가에 실었거나 또는 아예 미발표했던 글들을 모은 책.

옴진리교에 대한 글들이나  예루살렘상의 수상 소감문 같은 것에서는 그가 생각하는 사회상과 소설의 역할 같은 것이 진하게 묻어 나오고, 주위 사람들에 대한 글이나 그들의 인터뷰에서는 일상 생활에서의 하루키가 진하게 풍긴다.

딱 그만큼의 책이다. 엄청난 두께를 자랑하지만 결국 소설가 하루키를 소설이 아닌 다른 글로 조금 더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정도.

아, 재미가 없냐하면 그렇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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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화 신은 고양이 (Puss in Boots, 2011)

개봉 전부터, 그러니까 작년부터 엄청 기다렸던 영화. 오죽하면 이런 포스팅을 했을까. 지난 12일에 개봉을 했는데, 바로 보러 갈 수 없었다. 음, 그러니까 나는 1. 혼자 영화를 보러 가지 않고 2. 남자랑 영화를 보러 가지 않는다는 일부러 작정하고 만든 룰은 아니지만 어느덧 스스로 지키고 있는 룰 비슷한 게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자친구가 없을 때에는 극장에서 영화를 거의 안 보는 편.

(금요일에 아파서 술을 못 마신 관계로) 알코기운이 전혀! 없던 지난 토요일. 날씨도 좋길래 오후에 무작정 집을 나왔다. 약속도 없고... 청계천 문화원에서 전시회를 하나 보고나서 모바일로 <장화 신은 고양이>를 예약. 그렇게 해서 <돈가방을 든 수녀>이후 자그마치 22년만에 혼자서 영화를 보게 된 거다. 내 평생에 두 번째로 '혼자' 본 영화. 뭐, 아무렇지도 않았다면 거짓말일거고, 조금 신경 쓰였지만 괜찮았다. 아마, 앞으로도 혼자 보러 다니게 되지 않을까 싶은 정도의 기분.

아, 여하간 영화가 좋았다. 활기차고 화려한 액션. 3D를 작정하고 잘 활용했다는 느낌. 단지 목소리 뿐(?)이지만 열연을 펼친 안토니오 반데라스. 조금은 단순하지만 나름 반전까지 가지고 있는 스토리. 그리고 이 모든 걸 뛰어넘는!!! 고양이! 고양이! 고양이!

그렇다 이 영화는 오로지 고양이의 매력만으로 모든 것이 커버되는 그런 영화다. 심지어 저 녀석의 어!린!시!절!까지도 볼 수 있는 것이다. 혹시나 싶어 자막이 모두 올라갈 때까지 기다렸지만, 2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슈렉의 스핀오프지만 아주 단순하게 슈렉과 비교하자면, 구성의 탄탄함이나 아기자기함은 슈렉이 훨씬 앞서지만, 난 그래도 이 영화가 더 좋다!

2012.01.14 17:05 왕십리 CGV IMAX E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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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 | 한창훈 | 문학동네

친한 친구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나는 참 바다를 좋아한다. 특히 섬을 좋아하는데, 휴가 계획을 짤 때 여건이 닿는 한 가보지 않았던 섬을 방문하려고 하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거의 '소설만을' 읽는 나지만 우연히 눈에 들어온 이 책의 광고를 그냥 넘길 수 없었다. 제목마저도 딱! 나에게 말을 거는 것 같은 기분.

저자인 한창훈 작가는 거문도에서 태어나 오래도록 바다가 인생 그 자체였던 소설가다. 지금은, 아니 집필 당시에는 (솔직히 지금은 어디에 계신지 당연히 모른다) 거문도에서 낚시를 하면서 집필활동을 하셨었나보다. 모 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묶어낸 이 책은 비린내가 풀풀 풍길 정도로 바다의 이야기만 담겨있다.

또한 모아놓은 글들은 정약전 선생이 흑산도에 유배됐을 때 해당 지역의 해상 생물에 대한 기록을 남겼던 <자산어보(玆山漁譜)>를 인용하며 해당 어종에 대한 '요즘의' 얘기를 풀어놓고 있다. 일곱살부터 낚시를 시작했다는 저자의, 철저하게 경험을 토대로한 각종 어종에 대한 설명과 낚시 방법 및 요리 방법(물론 실용서가 아니기에 자세한 내용은 아니다)에 대한 언급들은 실생활에도 충분히 유용할만한 정보들.

보통 책을 읽는 것은 출퇴근 시간의 지하철인데, 이 에세이는 잠들기 전 침대에서 한 챕터씩 읽어나갔다. 읽어 나갈수록 다 읽어버리는 것이 아쉬웠고, 읽어 나갈수록 바다에 대한 그리움이 커졌다. 아, 그러고보니 바다를 본 게, 섬에 간 게 언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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