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4

4. 걸어서 바닷속으로

아침에 일어나 옥상에서 담배를 한 대 태우면서 남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매일 이렇게 잘 순 없는데... 고민을 하다가 혹시나 싶어서 검색을 해봤다. '이갈이 방지' 뭐 이런 검색어였던 것 같은데, 잘 때 입에 물고 자는 마우스 피스 같은 게 있단다. 심지어 대부분의 제품이 일본이나 독일의 제품. 어라? 여긴 일본인데? 그렇다면!!! 여기서도 '이갈이 방지 마우스 피스'를 구할 수 있겠군!! 그래서 바로 출발했다. 일단은 무엇이든 구할 수 있을 것 같은 돈키호테! 검색해보니 미야코섬에도 돈키호테(↗)가 있다. 담배를 태울 때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어 날씨가 좋을 줄 알았는데, 갑자기 엄청난 바람이 불더니 빗방울도 조금씩 떨어진다. 변화무쌍한 날씨. 돈키호테 미야코지마점(ドン・キホ..

3. 어색한 3인방의 하루

별생각 없이 일찍 일어났다. 물론 평소의 나에게 이르다는 뜻이다. 아마 평균적인 여행객들이라면 훨씬 더 일찍 일어나 하루를 서둘러 시작하고, 더 많은 곳을 보고 더 많은 것을 먹으려 하겠지. 하지만 나는 여행할 때 그리 서두르지 않는 편이다. 숙소를 예약하는 정도를 제외하고는 스케줄도 미리 짜두지 않는다.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움직이는 편. 아침 바람을 쐬러 숙소의 마당에 나가보니 어제 만났던 교대생이 휴대용 기타 - 울림통이 없고 지판만 있는 기타 - 를 퉁기고 있다. 뮤지션이 꿈이라더니 음악적인 영감을 얻기 위한 여행을 떠나 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또 한 명, 고베의 서버 프로그래머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모양이다. 오늘은 셋이서 함께 돌아다니기로 했으니 좀 더 기다려야 할 분위기. 교대생에게 가까운..

2. 미야코섬 남쪽에서 북쪽까지

자,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하는 날이다. 어제는 숙소에 도착하고 나서 저녁을 먹은 게 전부였으니까 말이다. 여행이라고 해서 아침 일찍 일어나지는 않는다. 하루를 길게 쓰면 더 많은 곳을 돌아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굳이 그렇게까지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싶어 하는 스타일의 여행자가 아니니까. 배가 슬슬 고파질 즈음에 숙소를 나섰다. 숙소 근처에 세워둔 차에 올라타 에어컨을 켰다. 숙소에서 에어컨 없이 지내다가 이렇게 에어컨이 있는 곳에 나오면 컨디션이 급상승. 차에 타긴 했는데, 목적지가 없다. 그저 '미야코섬(宮古島)에 가야지!'하고 온 거지 딱히 어디를 찾아가서 뭘 구경하고 뭘 먹야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온 것은 아니었으니까. 구글맵을 켜고 지도를 살펴보니 미야코섬의 남쪽 해안도로를 따라 쭉 달리면 히가..

1. 서울에서 미야코섬까지

사실 이번 여행에 미야코섬을 들르는 것은 비용 낭비가 심한 일이었다. 직항으로 가는 비행기가 없는 곳이라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원래 계획보다 비용이 많이 추가되기 때문. 하지만 오키나와의 아름다운 바닷가를 드라이브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고 미야코섬은 그동안 가보고 싶어 했던 섬이기도 했다. 7년 전에 오키나와를 여행할 때 이리오모테, 이시가키, 타케토미, 자마미 등 여러 섬을 들렀었는데 '미야코 블루'로 유명한 미야코섬은 미처 들르지 못했던 것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마침 성수기가 아니라 그런지 특가 비행기 표가 있었다는 것도 결심을 굳힌 계기가 됐다. 비행기 표를 알아보니 인천발 나하행 항공편이 편도 9만 원대. 일본 국내선인 나하발 미야코행 항공편이 8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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