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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Books 125

캐비닛 - 김언수

:: 캐비닛 | 김언수 | 문학동네 미리 예고(?)했던 대로 을 읽고 나서 바로 김언수의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인 을 주문했고, 다 읽었습니다. 참으로 대단한 소설이더군요. 누군가의 평가처럼 '또 한 명의 괴물 작가'가 나타난 것 같습니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을 모아둔 13호 캐비닛에 숨겨져 있는 진실들과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들. 이라는 줄거리 설명따위는 소설에 대한 어떤 느낌도 전달하지 못합니다. 중요한 건 전혀 그런 게 아니에요. 서사 방식이 전혀 다릅니다. 약간은 충격을 받을 정도로요. 그 와중에 엄청나게 세밀하지만 과장되지 않고, 흘러 넘치지 않는 묘사들은 들은 작가의 '구라'를 모두 진실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참 능청스럽습니다. 먼저 읽었던 과 비교한다면 개인적으로는 의 손을 들겠습니다..

Media/Books 2010.11.26

설계자들 - 김언수

:: 설계자들 | 김언수 | 문학동네 처음엔 김연수랑 헷갈려서 클릭했다. 그리고 작가 설명에 12회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 작가라는 걸 보고 '오호라?' 싶어서 주문했다. (수상작은 이라는 작품이다.) 읽기 시작한 것은 그저께. 앞 부분을 읽기 시작하는데 흡입력이 있다. 짧고 간결한 문장들이 빠르게 소설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그리고 첫 번째 챕터의 끝. 두 번째 챕터가 시작되면서 소설의 배경이 서서히 밝혀진다. 순식간이었다. 그의 세상으로 빨려들어간 건. 결국 어제 술자리를 뒤로하고 집으로 들어가 침대에 앉아서 책을 펼쳤고, 다 읽을 때까지 덮을 수 없었다. 재작년 최고의 소설 중 하나로 꼽았던 를 읽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었다. 그러고보니 천명관은 10회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 작가이고, 가 수상작이다. ..

Media/Books 2010.11.17

소녀 - 미나토 가나에

:: 소녀 | 미나토 가나에 | 오유리 | 은행나무 인터파크(요즘은 회사에서 제공하는 북포인트를 쓰느라 인터파크에서 책을 주문하고 있다)에서 주문할 책을 고르다가 위의 책을 발견, 바로 장바구니에 넣었다. 미나토 가나에는 올해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책 중의 하나인 의 작가. 그녀의 다른 작품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아니 넘칠 정도로) 관심이 생겼다. 그리고 책이 배송된 다음 바로 읽기 시작. 내가 소녀였던 적이 없어서(-_-a) 당연하게도 소녀의 감성 같은 건 공감이 잘 안된다. 심지어 일본 여고생들의 심리를 아무리 세밀하게 묘사해도 일단 공감을 할 수는 없다. 비단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지만, 잘 읽히지 않았다. 아니 그것보다도 잘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하겠다. 두 명의 소녀..

Media/Books 2010.11.15

물고기 여인숙 - 이용한

:: 물고기 여인숙 | 이용한 | 링거스 그룹 아주 많은 섬을 다녔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십여 개 정도면 왠만한 사람들보다는 많이 다녔지 싶다. 배를 타는 것을 좋아하고, 섬에 처박혀 바다 내음과 한가로움을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 정도는 되었고, 배가 뜨지 않아 갇히는 일에는 눈도 꿈쩍않고, 이장님이나 마을 사람들과 금세 친해지는 것도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뭐 어느 정도 섬 여행에는 익숙하다고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책은 보자마자 읽고 싶었다. 십여 년 동안 섬을 떠돌며 여행한 저자가 섬에 대한 얘기를 풀어놓은 책. 여행 정보서라기 보다는 여행기이고 수필이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나오는 애틋한 섬의 풍경들은 출근 시간 지하철에서 나를 매번 들뜨게 만들었다 - 그래서인지 오히려 사진이 더 적었으면 ..

Media/Books 2010.11.01

새로 산 책들

오랜만에 책을 잔뜩 주문했습니다. 회사에서 지급하는 북 포인트로 가끔 이렇게 왕창왕창 책을 주문할 수 있으니 좋으네요. 역시나 소설을 잔뜩 주문했는데요. 아직 한 권도 읽지는 않았지만, 책을 고른 이유를 정리해볼까 해서요. 고를 때의 기분과 읽고 난 다음의 기분을 비교해보면 재밌지 않을까요? ::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 문학동네 :: 새엄마 찬양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 문학동네 두 권의 책을 고른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2010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입니다. 남미 작가이고, 노벨 문학상 수상이라고 하니 그의 작품들을 쭉 둘러 봤죠. 그러고 나서 선택한 것이 가장 최근의 두 작품입니다. 의외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들의 작품은 별로 읽지 않게 되..

Media/Books 2010.10.25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 김영하

::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 김영하 | 문학동네 오랜만의 김영하. 그리고 장편이 아닌 소설집. 엽편에 가까운 소설도 포함하고 있다. 읽을만 했다. 하지만 [엘리베이터에 끼인...]이라던가 [오빠가 돌아왔다] 등의 과거 소설집과 굳이 비교하자면 임팩트가 적다. 솔직한 느낌은 물결에 쓸려 둥글둥글해진 조약돌 같은 느낌이다. 특이하고 재미난, 모난 돌이었던 글들이 많이 정리되고 깔끔해졌다. 마지막 작가의 글에서 작가 스스로는 훨씬 읽기 편한 느낌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읽기 편한 것이 그의 매력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한참 동안 책을 놓고 살다가 오늘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다 읽었다. 이제 다음 책을 골라야겠다.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이 많지만, 새로운 책들도 주문해야겠다. 가을이 되어서 그런가?..

Media/Books 2010.10.20

올림픽의 몸값 - 오쿠다 히데오

:: 올림픽의 몸값 | 오쿠다 히데오 | 양윤옥 | 은행나무 올림픽을 인질로 몸값을 요구하는 젊은 테러리스트(?)의 이야기. 오쿠다 히데오의 입담은 정말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동안 읽었던 그의 책들은 대부분 가벼운 내용이었는데, 이번 것은 좀 얘기가 다르다. 하지만 풀어가는 방식은 너무나 그답다. 쉽게쉽게 하지만 그림이 그려지듯 치밀한 설명. 그 동안의 글들이 시트콤을 보는 것 같았다면 이번엔 캐주얼한 정극을 보는 기분. 시간이 순서가 뒤섞여 있기 때문에 초반에 집중하지 않으면 헷갈릴 수도 있지만, 그 덕분에 새로운 경험이 가능하다. 사건을 먼저 알고 왜 그런 사건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이유가 나중에 밝혀지는, 전개. 하지만 걱정 마시라. 결말을 미리 알려주지는 않으니까. 마약이나 테러리즘을 옹호할..

Media/Books 2010.06.14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 박민규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 박민규 | 예담 두툼한 책. 꽤 많은 페이지에서 3도 인쇄. 뒤에는 CD도 하나 들어 있다. 물론 종이질도 좋고 표지의 인쇄도 매우 신경 쓴 흔적. 책 자체를 만드는 데 노력을 많이 들였다. 박민규라는 인기 작가의 책이니 신경써서 만들고 가격을 좀 올려 받아도 많이 팔릴 것이라는 상업적 계산도 충분히 됐겠지? 헌데 이런식으로 책값 올리는 건 별로 맘에 들지 않는다. 내가 사는 건 책의 디자인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활자들 그리고 그 활자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인데... 여튼, 박민규가 쓴 연애 소설(이라고 말해도 될런지는 잘 모르겠지만)이라.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하면서 책장을 펼쳤고, (책의 두께나 글이 잘 읽히거나 그렇지 않은 것과는 별개로) 꽤 오래 걸려 다 읽다. 아..

Media/Books 2010.05.20

고령화 가족 - 천명관

:: 고령화 가족 | 천명관 | 문학동네 세 번째 책이고, 두 번째 장편이다. 아니 그가 발표한 것 말고 내가 읽은 것. 맨 먼저 단편집인 [유쾌한 하녀 마리사]를 읽었고, 장편 [고래]는 2008년 내가 읽은 최고의 소설 두 권 중 한 권이었다. 그리고 그의 신간 발표 소식을 듣고 바로 주문했던 [고령화 가족]. 아주 큰 기대를 가지고 책장을 펼쳤다. 평균 나이 49세. 이쯤되면 고령화 가족 맞다. 나이 처먹을 대로 처먹고 다시 칠순이 넘은 어머니의 집에 모인 가족들. 동네 사람들이 수근댈 수밖에 없는, 뭔가 비정상적인 사람들. 그리고 밝혀지는 그들의 과거 그리고 새로운 사건들. 뭐랄까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마음이 무거워졌다. 분명히 우리 가족의 얘기와는 전혀 다른 얘긴데, 나의 얘기와는 전혀 다른 ..

Media/Books 2010.04.23

고슴도치의 우아함 - 뮈리엘 바르베리

:: 고슴도치의 우아함 | 뮈리엘 바르베리 | 김관오 | 아르테 오랜만에 집어든 프랑스 소설. 역시나 말이 많다. 인용도 많고 어찌나 수다스러운지. 하지만 현학적이라고 느껴질만한 그 수다스러움이 지루하거나 따분하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건 다행스러운 일. 상류층들이 모여 사는 아파트(빌라라고 해야 하려나?)의 수위 일을 하고 있는 늙은 아줌마. 하지만 평범한 아줌마가 아니다 함께 살고 있는 상류층들보다 훨씬 교양있고, 박식하고, 우아한 취향을 가지고 있지만 그걸 철절하게 숨기고 살아간다. 그리고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언젠가 자신의 집을 불태워 버리고 자살하겠다는, 자신의 지식을 숨기고 사는 꼬마 아가씨. 이렇게 두 사람의 시선으로 글은 이어진다. 결국 세련되고 교양있는 일본인 노신사가 등장하면서 셋의 ..

Media/Books 2010.04.19

요노스케 이야기 - 요시다 슈이치

:: 요노스케 이야기 | 요시다 슈이치 | 이영미 | 은행나무 역시 요시다 슈이치라고 할까. 적절하게 재미있고, 적절하게 흥미롭고, 적절하게 잘 읽히고, 적절하게 주제의식도 있다. 항상 너무 '적절해서' 오히려 수상하게 느껴질 정도. 꽤나 두꺼운 책임에도 금세 읽었다. 대학 입학과 함께 나가사키 시골에서 도쿄로 올라온 요노스케. 어찌보면 평범하고 어찌보면 특별한 대학생의 성장 소설이다. 스토리는 별 것 없을 것 같지만 그 구성이 탁월하다. 마치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듯한 흥미로운 구성으로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은 확실히 상업적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을 수밖에 없을만큼 아슬아슬하게 경계를 오간다(만약 경계라는 것이 있다면 말이다).

Media/Books 2010.03.05

내 안의 망가지지 않은 - 시라이시 가즈후미

:: 내 안의 망가지지 않은 | 시라이시 가즈후미 | 양윤옥 | 소담출판사 생각이 많은 책이고, 읽다보면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다. '끈질기게 사유하지 않는 것'이 현대인의 문제라고 말하는 주인공은 살아가야 하는 이유. 아니 죽어가는 이유에 대해 끈질기게 고민한다.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매력적인 캐릭터의 인물들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다. 줄창 주인공 머릿속의 생각들을 읽느라 힘들기도 하다. 게다가 그 생각들이 나와는 많이 다른, 시니컬한 사고들이라 이질감도 느껴진다. 하지만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나에 대한 질타와 비판을 던지는 것 같은 느낌은 사뭇 새로웠다. 분명히 이 책의 주제는 왜 태어났고, 왜 살아가고(왜 죽어가고) 있는가에 대한 사색이다. 그 주제부터가 일단 나랑 잘 안..

Media/Books 201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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