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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ers 228

산책

평소와 비교하면 아주 이른 시간에 일어나 샤워를 마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꽤나 많은 것이 생략되서 아주 짧은 시간에 끝나는 차례를 지내고, 뒷정리를 했다. 잠깐 게임에 접속해 친구의 퀘스트를 도와주고, 점심을 먹고, 양치질을 하고, 로션을 바르고, 옷을 입고, 로션을 뿌리고 읽던 책을 들고, 아이팟의 이어폰을 귀에 꽂고 집을 나섰다. 편의점을 들러 담배를 사고, 인출기에서 약간의 현금을 찾고, 지하철 역으로 가면서 담배를 한 대 피웠다. 오랜만에 타는 지하철. 패스카드에 충전된 요금을 힐끗 확인하며 개찰구를 지났다. 한참만에 들어온 지하철. 열차 안은 매우 한산했다. 추석. 추석날 점심이었다. 경복궁 역에서 잠깐 고민했다. 집으로 발길을 돌릴 것인지, 화창한 날씨를 좀 더 즐길 것인지. 그래. ..

Litters 2006.10.06

요즘

1. 알레르기성 비염이 활개를 친다. 이거 안 겪어본 사람은 절대 모른다. 콧속은 계속 간질간질, 굉장히 자주 나오는 재채기, 콧물이 계속 흘러내린다. 상황이 심각해지면, 수도꼭지 틀은 것마냥 코에서 마구 흘러내리는데, 이럴 땐 손수건이나 티슈로 계속 막고있는 수밖에 없다. 이건 뭐 고쳐지는 병도 아니라고 하니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살 수밖에... 없는데, 너무 괴롭다. 아 정말 미칠 지경. 어제는 회의하러 들어가면서 네모난 티슈통을 하나 들고 들어갔다. 회의하면서 내가 소비한 티슈는 책상 위에 수북히. 아. 더러. ㅠㅠ 2. 와우의 48시간 점검이 이리도 큰 일일 줄이야. WOW가 수요일 06시부터 오늘 새벽 06시까지 48동안 서버 교체 및 1.12.1 패치를 했다. 그래서 그 동안 접속을 못했다. 이..

Litters 2006.09.29

멀리보는 연습

안경을 처음 쓴 게 언제였더라... 아마 중학교 즈음이었다. 점점 멀리 있는 물체들이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했고, 결국 안경이라는 도구의 힘을 빌려야만 멀리 있는 것들을 또렷하게 볼 수 있었다. 처음엔 그 차이가 크지 않았는데, 점점 안경의 도수를 높여야만 제대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오랜만에 안경을 벗고 파란 하늘과 구름과 산을 봤다. 흐릿하게 보이던 것이 눈에 집중하고 더 잘보려고 노력하자 조금, 아주 조금 더 또렷하게 보였다. 뭐 그래봐야 안경을 쓴 것처럼 또렷하게 보이진 않았지만. 괜히 그런 기분이 들었다. 정신을 아주 집중하고, 계속해서 보려고 노력하면 안경을 쓰지 않고도 그만큼 잘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하는 기분. 혹시 애초에 안경의 힘을 빌리지 않고, 조금 희미하게 보였을 때 '더 잘 보려는..

Litters 2006.09.12

출근길에

출근길에 지나가는 버스 옆구리에 붙은 영화 포스터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매우 아름답고, 지적이고, 섹시하고, 우아하고, 젊은... 그러니까 거의 완벽에 가까운 여자가 있다. 그 여자와 만나는 남자가 하나 있다. 단순한 '만남' 보다는 '사귄다'거나 '동거'한다거나 또는 '결혼'을 해도 좋다. 헌데 그 남자는 그런 완벽한 여자와 어울릴만한 남자가 아니라고 생각되는 사람이다. 뭐 예를 들어 나이도 많고, 외모도 별로고, 똑똑하지도, 능력이 뛰어나지도 않은... '전형적인' 그저그런 사람이다. 헌데 둘이서 '열렬히' 사랑을 한다. 남자는 처음엔 어리둥절했지만, 금세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몸과 마음을 다바쳐 그녀를 사랑한다. 그녀를 사랑하는 그 순간 남자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Litters 200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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