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ters

해몽

zzoos 2012. 8. 16.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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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온 동네의 골목골목이 조직폭력배의 수하들로 가득하다. 난 집으로 가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저들에게 붙잡히지 않고 집으로 갈 수 있을까. 심지어 친했던 친구들 마저도 모두 저쪽 조직에 가담했다. 난, 그저, 집에 가고 싶을 뿐인데...


놈들의 눈을 피해 몸을 낮추고 달린다. 아슬아슬하게 집 근처까지 다다랐지만 결국 친했던 친구들에게 발각됐다. 전력을 다해 달렸다. 잡히면 왠지 살아남지 못할 것 같다. 정말이지 목숨을 걸고 달렸다. 그때 눈 앞에 들어온 작은 구멍 가게. 왠지 도움의 손길을 요청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잡힐락말락 다가오는 손. 드르륵. 문을 열고 들어가 소리쳤다. 살려주세요! 경찰에 신고해주세요!


가게 주인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전화기를 들어 116? 아니 114였나? 라고 말하다가 아차! 113!!! 이라고 하고는 가게 위치를 말하고 자초지종을 설명해준다. 휴, 살았다. 뒤를 돌아보니 나를 쫓아오던 녀석들은 나와 친했던 친구 두 명. 녀석들도 억지로 붙잡혀 있었던 것 같은 표정으로 자기들도 같이 살려 달라고 애원한다.


잠시후, 가게 문을 여는 것은 조직폭력배의 수하들. 나와 친구들은 깜짝 놀란다. 결국 커다랗고 새까만 강철로 만들어 진 것 같은 차에 실린다. 귀에 들려오는 마지막 멘트. 얘들도 참 재수없다. 하필 저기 숨다니. 우리 형님 절친이시잖아. 그러게. 저 자리까지 어떻게 가신 분인데...


#2

이 꿈을 관통하는 가장 큰 맥락은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함'이다. 좀더 수식어를 붙이자면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곳에 대한 갈망' 같은 것. 꿈이 결국 무의식의 발현이라는 것을 생각해 봤을 때(난 예지몽 같은 건 믿지 않는다), 나에게는 지금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강렬한 갈망'이 있다는 걸로 보인다.


그리고 '그것'에 다가가기 위해 나름대로의 충분한 노력을 해보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하지만 꿈속인데도 불구하고 날아가거나 초인이 되지는 못한다. 그저, 혼자서, 두 발로 뛰어다닐 뿐. 다시 정리해보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 중에서도 지극히 현실적인 것만을 추구한다는 나의 무의식이 드러난 것은 아닐까?


결과는 너무나 암울하다. 나는 결국 그들에게 잡히고 만다. 현실이 그렇더라도 꿈에서만은 '집'에 도착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스스로도 바로 그 '집'에는 도착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 아아. 참으로 암울하다.


#3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것. '집'은 뭘까? 도대체 난 어디로 가고 싶어한 것일까? 내가 원하는 건 뭘까? 거기에 대한 답은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최근 나의 화두는 계속 그것이었으니까.


그나저나 개꿈 가지고 별짓 다 하고 있는 건 아닐까?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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