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Movie, Drama

주말의 명화

zzoos 2011. 2. 2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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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영화를 몰아보는 주말이었다. 토요일엔 밀린 드라마들을 시청했으니 일요일에만 다섯 편의 영화를 봤다. 그것도 모두 일본 영화로만. 그리고 대부분 괜찮은 영화였으니 다름 성공한 주말.


가장 먼저 본 영화는 [춤추는 대수사선 3] 어쩌면 영화를 몰아보는 주말이 된 이유는 이 녀석 때문. 이 정도로 끈질기게(?) 나와주는 영화가 있다는 것도 행복한 일일 듯. 여전히 아오시마는 귀여우면서 멋지다. 스미레는 어느덧 좀 나이가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사실 춤추는 대수사선 시리즈는 멋들어진 스토리 라인을 감상하는 영화라기 보다는 TV 시리즈의 추억을 곱씹는 영화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 정말 완간서에 가면 멍청한 상사 3인방이 있고, 아오시마와 스미레가 다투고 있을 것 같은 느낌. 유스케 산타마리아 등 TV 시리즈 및 1, 2편의 영화에서 등장한 출연진이 거의 다 보인다. 그리고 오구리 슌은 새로운 얼굴. 보는 내내 즐거웠다. 그래서 또 다음 편도 기대하게 된다.

필 받은 김에 더 볼까? 하고 고른 영화는 [서도걸즈!! 우리들의 갑자원]. 사실 제목만 보고 야구 영화라고 생각했다. '걸즈'라고 되어 있으니 여자 야구부려나? 싶었는데 왠걸, 서도 그러니까 서예에 대한 얘기다. 스윙 걸즈나 훌라 걸즈 등 '걸즈'라는 제목이 붙은 영화들이 그러하듯 여고생들의 성장 드라마. 주연은 (어릴 때부터 기대해 마지 않았던) 나루미 리코.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이젠 어느새 이런 청춘 영화 정도는 한 편을 자신의 힘으로 끌고 갈만한 배우가 된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옆에서 서포트해주는, 귀여운 아이는 사쿠라바 나나미. 그외에도 출연진들이 나쁘지 않아서 평이한 스토리임에도 유쾌하게 볼 수 있었던 영화.

세번 째는 [공기인형]. 배두나가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꼭 한 번 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기회가 됐다. 하지만 솔직히 실망. 어둡고 쓸쓸하고 외롭고... 배우들의 연기도 잘 모르겠고, 그냥 그랬다. 너무 많은 영화를 봐서 집중력이 떨어진 걸까.


그리고 드디어 [고백]. 아무래도 이 영화는 한 번 더 보고나서 별도의 리뷰를 써야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영화. 2010년에 읽은 소설 중 가장 좋았던 소설 중의 하나로 꼽았던 바로 그 [고백]의 영화 버전. 작년 부천 영화제에 출품됐을 때부터 쭉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한 마디로, 책을 읽었을 때의 그 기분과 너무나 비슷한, 바로 그 '엄청나게 나쁜 기분'을 그대로 느꼈다. 소재 자체가 주는 느낌일 수도 있는데, 그걸 너무나 적절하게 살린 영상과 편집이 배가 시켰을 듯. '영화가 낫냐 소설이 낫냐'고 물어본다면 일단은 소설이 낫다고 말하겠지만, 절대로 영화도 꼭 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전혀 다른 매력이 있다.

전체적으로 노출을 좀 죽이고 엄청나게 절제한 조명. 인물 개개인을 비추는 정도로만 쓰이기 때문에 스토리 전반에서 느껴지는 개개인의 단절된 모습을 잘 보여줄 뿐만 아니라 고백이라는 제목과도 아주 적절한 매칭. 분명히 후작업으로 생각되는 화면 전반에서 느껴지는 공통된 색감 또한 어두운 분위기를 아주 잘 살리고 있다. 그리고 곳곳에서 적절하게 사용한 슬로우 모션과 CG도 분위기를 살리는 데에 적절한 듯.

선생님의 고백(소설에서의 1장) 부분은 소설과 거의 동일하게 끌고 나가고 그 고백이 끝난 이후부터 서서히 등장 인물 각각의 고백을 들려주고, 점차 뒤섞으며 마지막으로 달려가는 방식은 소설과 영화라는 차이점을 아주 잘 사용한 편집이라고도 생각된다.

소설 [고백]을 읽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는데... 보고 나서 기분은 너무 나쁘지만, 엄청난 영화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조금 참고, 꼭 봐야할 영화.

도저히 [고백]을 본 기분으로 잠을 청할 수가 없어서 선택한 깔끔한 디저트는 [노다메 칸타빌레 최종악장 Vol.2]. TV 시리즈도, 그 뒤의 스페셜도, 최종악장 Vol.1에서도 그러했듯 울려퍼지는 음악이 좋고, 노다메는 쾌활하고, 치아키는 멋지다. 조연들의 즐거움도 무시할 수 없다. 취침 전의 마지막 영화로는 나름 적절했었다는 자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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