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ters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zzoos 2007. 3. 2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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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수서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이어폰을 꽂고, 데파페페를 들으며(여전히 버닝중), 앉아서 눈을 감고 있었다. 어떤 날은 앉아있고, 어떤 날은 서 있다는 점이 좀 다르지만 매일매일 반복되는 모습. 도곡역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올라타면, 잠이 살짝 달아나고, 양재역에 도착할 즈음이면 일어나서 정신을 차린다. 썰물처럼 밀려나오는 사람들. 어깨를 부딪히며 계단을 오르고, 복작복작 줄을 서서 개찰구를 통과한다. 꽤나 높은 계단을 오를 때에는 시선처리에 주의. 자칫 짧은 치마 입은 여자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가는 오해받기 딱 좋다. 양재역을 나와서 회사까지도 꽤나 먼 거리. 여전히 귀에서는 데파페페의 기타소리. 중간에 한 번 비욘세의 '리슨(Listen)'.

날이 좀 쌀쌀해서 점퍼를 여미고 팔짱을 끼고 터벅터벅 걷다가 문득 알게 됐다. 내 미간이 잔뜩 찌푸러져 있었다. 인상도 많이 쓰고 있고. 거울을 보지는 못했지만, 가관이었을 거다. 출근길 내내, 내 얼굴은 잔뜩 찌푸러진 채였던 거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요즘 계속 이런 얼굴이었다. 뭐 그리 세상사에 불만이 많다고. 사실 난 내츄럴 본 낙천주의자가 아니었던가. 아! 세상은 아름다워~ 라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이 얼굴 잔뜩 찌푸리고 다니니, 이거 더욱 가관이 아닐 수 없다.

웃자! 아니 적어도 웃지 못하더라도 찌푸리진 말자. 왜냐고? 오늘도 아름다운 하루가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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