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ters

플러스 펜

zzoos 2006. 10. 1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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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좋아하는 필기구는 '모나미 플러스펜' 그 중에서도 흑색을 제일 좋아한다. 특히 옐로우 트레이싱 페이퍼(정확한 명칭인지 잘 모르겠지만, 화방에 가면 노란 트레이싱 페이퍼를 롤처럼 돌돌 말아서 파는 게 있다)에 검은 플러스 펜으로 낙서를 하면... 아 그 질감이 너무 좋다. +_+

플러스 펜의 느낌을, 옐로우 트레이싱 페이퍼의 질감을 알게, 느끼게, 좋아하게 된 건 역시 대학 때였다. 로트링 펜으로 도면을 그리다가 종이를 찢거나(로트링 펜의 펜촉은 딱! 종이 찢기에 알맞다), 펜 촉이 휘거나 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결정적으로 그건 너무 비쌌다. 매일매일의 술값을 조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와중에 로트링 펜을 두께별로 갖추고 도면을 그리는 건 사치였다. 특히 그 색깔이 이뻐서(겉멋 들어서) 사 놓은 옐로우 트레이싱 페이퍼는 두께가 얇고, 질감이 조금 있어서 로트링 펜과는 더욱 상극.

그러다가 2학년 때 즈음이었나? '프리핸드 드로잉'에 흠뻑 빠졌다. 자나 콤파스를 쓰지 않고, 그냥 손으로 도면을 그리는 걸 말하는데, 일부러 손을 떨면서(?) 그리는 것이 더 매력적이다. 어차피 맨손으로는 '정확한' 직선을 그릴 수 없기 때문에 살살 떨면서 시작점과 끝점을 맞춰 나가면, 조금 삐뚤빼뚤하더라도 봐줄만한 도면이 나온다. 헌데, 로트링 펜으로는 그 '덜덜 떠는 프리핸드 드로잉의 맛'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는 거다. 그 때 대안으로 찾은 것이 바로 플러스 펜.

플러스 펜은 맨 처음 쓸 때는 펜 촉이 완전이 날카롭다가 점점 쓰다보면 그 촉이 닳아 들어가면서 선이 두꺼워진다. 그래서 플러스 펜을 '아까워'해서는 안됐다. 특히 낙서가 아니라 '도면'을 그리는 경우라면 더욱 더. 가는 선을 그리기 위해서는 언제든 새 것을 꺼내야 했다. 중간 정도의 굵기를 그리기 위해서 남겨두는 펜들도 있어야 했다. 아주 두꺼운 선을 위해서는 '네임 펜'을 준비해두는 센스 같은 것도 있어야 했다.

그렇게 플러스 펜에 익숙해지고, 그 느낌을 좋아하다보니... 이젠 도면을 그리지 않는 데도, 플러스 펜만 쓴다. 특히나 새 것을 열어서 맨 처음 종이 위에 선을 그리면... 기분이 참 좋다.

그래서 플러스 펜을 두 통 사왔다. 검은 색 한 통, 파란 색 한 통. 당분간은 기분좋은 첫 느낌을 듬뿍 느낄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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