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ters

넘칠랑 말랑

zzoos 2006. 8. 3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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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알 수 없으나 며칠 전 밤부터(아마 3일쯤 전이었던 듯) 넘칠랑 말랑했다. 잔을 살짝만 흔들면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은 날들이 계속 되고 있다. 아. 이 놈의 조울증. 이유를 알 수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커다란 한 가지의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자잘한 많은 이유들이 복합유기농이유식처럼 잘 버무려져있기 때문이겠지. 그래서 쏟아질 것 같은 이유따위는 아예 궁금해하지도 않는다. 한 문단 안에 '이유'를 8개 쓰고 나서 네이버에 '이유'(이게 9번째)로 검색해봤더니, 조선시대 왕족 중에 한 명, 네이버 인물 정보에 교수와 기자만으로 4명의 이유가 발견됐다.

아, 삼천포.

넘쳐 흐를 것 같은 절정은 오늘 출근길의 버스. 물론 특별한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어제 일찍 잠을 청했기 때문인지 매우 상쾌한 아침이었고, 버스 안에서 마츠우라 아야, Aiko, M4U, 이한철의 노래를 들으면서 이번 토요일에 모임이 있다는 공지를 문자 메시지로 받은, 그러니까 지극히 평범한 아침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 버스 안에서 절정을 맞이했다. 그렇다고 눈물을 흘리면 대장부가 아니지~. 무슨 노래 가사처럼 찰랑찰랑 표면장력을 유지하면서 넘쳐 흐르지는 않았다. 버스가 턱을 넘으면서 휘청 하는 등 매우 위험한 순간은 있었지만.

버스에서 내려 지하도를 건널 때 이어폰에서 서영은의 '넌 언제나'가 들리기 시작했는데... 아, 참으로 경쾌한 브라쓰뺀드(왠지 이렇게 읽어야 더 감칠맛이 난단 말이다). 처음으로 느꼈다. 트럼펫의 그 가벼운(?) 빽빽거림이 눈물을 한 거품 치워줄 수도 있다는 걸. 맥주 거품이 넘치려고 할 때 새우깡으로 휘휘 저어주는 것처럼, 트럼펫의 경쾌함으로 일단 위기모면.

그래봐야 '모면'일 뿐일진데... 어찌해야 'Chasse Spleen'할 수 있을랑가. 넘칠랑 말랑하지말고 말랑말랑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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