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Movie, Drama

연애시대

zzoos 2006. 5. 30.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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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가 말썽을 피우는 바람에 지금 쓰는 이 글은 <연애시대>를 다 본 뒤에 적는 3번째 또는 4번째의 글이다. 몇 번이나 글을 날리면서 몇몇 문장들은 조금 더 다듬어지기도 했고, 많은 문장들이 사라지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이 문장처럼 보태진 문장도 있다. 워낙 퇴고라는 작업을 싫어하는 내 글쓰는 스타일로 볼 때, 이 글은 어떤 면에서는 대단한(?) 글이다.)
아. 다 봤다.
조금 늦었다.

5월 23일 본방이 끝났고, 28일 마지막회까지 몰아서 다 봤다.

일단, 나의 베스트 드라마 목록에 끼워넣는다. 이로서 나의 베스트 드라마 목록(한국편)은 <현정아 사랑해>, <상두야 학교가자>, <내 이름은 김삼순>, <연애시대>가 되었다. - 몇몇 아주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들이 목록에 끼지 못한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내가 못 봤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를 끝까지 다 본 다음의 느낌은 두 가지다. 하나는 결말이 아쉽다는 점. 또 하나는 정말 잘 만든 드라마라는 점.

결말은 뭐랄까... 흐지부지하다. 등장인물들이 자신들의 삶을 계속해서 살아간다는 얘기. 은호의 독백에는 살짝 공감했다.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직 인생이 끝나지 않았기에 해피엔딩이나 뭐 그런 건 없다고. 계속 살아가고 있는 거니까. 하지만 그건 내 개인적인, 촌스러운 취향에는 살짝 아쉽다. 내 취향은 '그래서 둘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다.

하지만 결말의 아쉬움을 모두 지워버릴 정도로 정말 잘 만든 드라마다. 연기와 연출이 절묘하게 어우러져서 '정말 저곳에 가면 저렇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은'현실을 만들었다(내 기억 속에 이런 드라마는 <춤추는 대수사선> 밖에 없다). 그 던킨도너츠에 가면 오늘도 은호와 동진을 보게될 것만 같고, 카페 숲에 가면 유리씨가 있을 것만 같은 몰입도는 이 드라마가 얼마나 잘 만들어졌는지 느끼게 해준다.

손예진의 연기는 살짝 아쉬웠다. 감우성, 이하나, 오윤아, 문정희, 이진욱, 서태화... 뭐 일일이 나열하기엔 너무 많은 이름들이 되어버려 칭찬이 바래진다. 특히 감우성, 이하나(은호 동생), 오윤아(은호 친구)의 연기가 눈에 띄었다. 그러고보면 나의 베스트 드라마 목록 중에 감우성의 드라마가 두 편이나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나의 정보가 맞다면, 그건 감우성의 가장 최근 드라마 두 편이다.

잔잔한 에피소드들과 주/조/단역 할 것 없이 분명한 캐릭터를 부여하는 점 등은 대단히 일본 드라마들과 닮아있다. 최근에 봤던 <SLOW DANCE>와 비슷한 느낌이었다면 좀 과장된 걸까? 분명 둘 사이에 차이점은 있다. <연애시대>는 보는 동안 푹 빠져있다가 결말에서 조금 김이 빠졌지만, <SLOW DANCE>는 보는 동안 밍밍하다가 드라마가 끝난 다음에 가슴이 묵직해 졌다는 점.

이 드라마가 사전제작된 드라마라는 점이 그 동안의 드라마들과 이렇게 큰 차이점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사전제작 드라마들이 다 좋은 결과를 가져왔던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그 동안 영화를 만들어오던 한지승 감독이 연출했다는 점. 그리고 그의 아내인 노영심이 음악을 맡았다는 점들이 매우 큰 플러스 요인이었을 것이다.

그러고보면 이 드라마에서 음악도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잔잔한 음악 그리고 독백(독백도 어찌보면 음악과 비슷한 장치가 아니었을까). 이 드라마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 이라는 가사가 먼저 떠오를 정도다.

아... 괜히 말이 너무 길어졌다.

오랜만에 좋은 드라마였다는 얘기다. 아니 표현을 살짝 고쳐야 겠다. 오랜만에 잘 만든 드라마였다는 얘기다. 드라마를 만든 모든 사람들을 칭찬해 주고 싶을 만큼 잘 만든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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